산을 뚫어 터널은 어떻게 만들까? 터널 굴착의 기본 원리
고속도로나 국도를 달리다 보면 거대한 산을 그대로 통과하는 터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겉에서 보면 단순히 산에 큰 구멍을 뚫어 도로를 만든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터널 공사는 매우 복잡한 토목공학 기술이 필요한 작업입니다.
산속의 암반은 겉보기에는 매우 단단하지만 위치에 따라 암석의 종류와 균열 상태, 지하수, 지질구조가 모두 다릅니다. 따라서 터널을 무작정 파기 시작하면 굴착면의 암석이 떨어지거나 주변 지반이 변형될 수 있습니다.
터널 공사의 핵심은 단순히 흙과 암석을 제거하는 것이 아닙니다. 조금씩 굴착한 뒤 노출된 암반을 신속하게 보강하고, 다시 굴착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주변 지반 자체가 터널을 안정적으로 지지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터널 굴착에는 발파를 이용하는 방법과 TBM 같은 대형 굴착장비를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산악지역의 도로터널에서는 암반 상태와 현장조건에 따라 천공과 발파, 숏크리트, 록볼트 등을 조합한 굴착 방식이 널리 사용됩니다.
이번 글에서는 산을 뚫어 터널을 어떻게 만드는지부터 터널 위치를 결정하는 방법, 굴착과 발파 과정, 숏크리트와 록볼트의 역할, 지하수 처리와 터널 라이닝 시공까지 터널 굴착의 기본 원리를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터널 공사는 지질조사에서 시작된다
터널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은 산을 파는 것이 아닙니다.
터널이 지나갈 지반의 상태를 조사하는 것이 먼저입니다.
산은 겉으로 보면 하나의 단단한 암석 덩어리처럼 보이지만 내부 상태는 매우 복잡할 수 있습니다.
단단한 화강암이 이어지는 구간도 있고 암석에 많은 균열이 존재하는 구간도 있습니다. 일부 지역에는 풍화가 심하게 진행된 암반이나 토사층이 나타날 수 있으며 단층이나 파쇄대가 존재하기도 합니다.
지하수도 중요한 조사 대상입니다.
터널을 굴착하다가 많은 지하수가 갑자기 유입되면 굴착과 보강 작업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터널 설계 전에는 지표 지질조사와 시추조사, 물리탐사 등을 통해 산 내부의 지질 상태를 파악합니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터널의 위치와 굴착방법, 필요한 보강공법 등을 결정합니다.
터널 입구는 왜 아무 곳에나 만들 수 없을까?
터널의 시작과 끝부분을 갱구라고 합니다.
갱구는 산과 외부가 만나는 위치이기 때문에 터널 내부보다 지반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산 안쪽 깊은 곳에서는 위쪽과 주변의 암반이 서로 맞물려 비교적 안정적인 상태를 만들 수 있지만 산의 표면 가까운 곳에서는 풍화된 암석과 토사가 많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터널 입구를 만드는 과정에서는 굴착면 주변의 토사나 암석이 무너지지 않도록 사면 보강을 실시해야 합니다.
필요한 경우 록볼트나 숏크리트, 옹벽 등을 이용해 갱구 주변을 안정시킨 뒤 본격적인 터널 굴착을 시작합니다.
터널 입구 주변에는 비가 내렸을 때 물이 터널 내부로 들어가지 않도록 배수시설도 설치합니다.
터널은 한 번에 크게 파지 않는다
자동차가 지나갈 도로터널은 단면이 매우 큽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터널 전체 단면을 한 번에 깊게 굴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터널 공사의 기본 원리는 일정한 길이만큼 조금씩 전진하면서 굴착과 보강을 반복하는 것입니다.
먼저 터널 앞쪽의 암반을 일정 거리만큼 굴착합니다.
암반을 제거하면 그동안 땅속에 묻혀 있던 새로운 굴착면이 노출됩니다.
이 굴착면의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하면 숏크리트와 록볼트, 강지보재 등을 설치합니다.
보강이 완료되면 다시 다음 구간을 굴착합니다.
즉 터널은 굴착 → 암반 확인 → 보강 → 다시 굴착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이런 방식으로 굴착면 주변의 지반을 안정시키면서 조금씩 터널 길이를 늘려가는 것입니다.
단단한 암반은 어떻게 굴착할까?
암반이 매우 단단한 산에서는 굴착장비만으로 암석을 제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많이 사용되는 방식 가운데 하나가 천공과 발파입니다.
먼저 터널 굴착면에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을 뚫습니다.
이 작업을 천공이라고 합니다.
구멍의 위치와 깊이는 임의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터널의 단면과 암반조건을 고려해 계획합니다.
천공이 끝나면 구멍에 폭약을 장전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발파합니다.
폭약이 폭발하면서 암반에 균열을 만들고 작은 조각으로 부수면 굴착장비를 이용해 암석을 외부로 운반할 수 있습니다.
한 번의 발파로 수십 미터씩 터널이 만들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일정한 길이만 굴착한 뒤 보강하고 다시 천공과 발파를 반복합니다.
발파는 왜 한꺼번에 하지 않을까?
터널 발파에서는 모든 폭약을 정확히 같은 순간에 폭발시키기보다 매우 짧은 시간 차이를 두고 순차적으로 폭발시키는 방식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암석이 효과적으로 부서질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입니다.
먼저 터널 굴착면 중심부 일부를 폭파해 빈 공간을 만든 뒤 주변 암석이 그 공간 방향으로 깨지도록 발파 순서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또한 폭발에 따른 진동을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터널 주변에 건축물이나 다른 시설이 있는 경우에는 발파진동을 더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합니다.
따라서 터널 발파는 단순히 폭약의 양을 늘리는 작업이 아니라 천공 위치와 폭약량, 발파 순서를 정밀하게 계획하는 전문적인 공정입니다.
발파 후 깨진 암석은 어떻게 처리할까?
발파가 끝나면 터널 안에는 많은 암석 조각이 쌓입니다.
이 암석을 버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굴착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버력을 터널 밖으로 운반해야 합니다.
굴착기와 로더 등을 이용해 암석을 모은 뒤 덤프트럭이나 운반장비를 통해 외부로 이동시킵니다.
이 과정을 버력처리 또는 버력반출이라고 합니다.
터널이 길어질수록 굴착면이 산 안쪽 깊은 곳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암석을 외부까지 운반하는 거리도 길어집니다.
따라서 긴 터널에서는 굴착뿐만 아니라 자재와 장비의 이동, 버력 운반, 환기 등의 공사 관리도 매우 중요합니다.
굴착 직후 숏크리트를 뿌리는 이유
터널 공사 현장의 사진을 보면 굴착된 암반 표면에 콘크리트를 뿌리는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압축공기 등을 이용해 콘크리트를 암반 표면에 분사하는 것을 숏크리트라고 합니다.
암반을 굴착하면 그동안 주변 지반에 의해 구속되어 있던 암석 표면이 터널 내부에 노출됩니다.
이때 작은 암석 조각이 떨어지거나 균열이 확대될 수 있습니다.
숏크리트를 암반 표면에 빠르게 시공하면 작은 암석들이 떨어지는 것을 막고 균열이 있는 암반을 하나의 표면으로 묶어주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암반이 공기와 물에 직접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역할도 합니다.
터널 굴착 후 가능한 한 빠르게 초기 지보를 설치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록볼트는 암반을 어떻게 튼튼하게 만들까?
터널 내부를 보면 암반 속으로 긴 철봉 같은 구조물이 여러 개 설치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이 록볼트입니다.
암반에는 자연적으로 여러 방향의 균열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균열이 있는 암석 덩어리가 터널 쪽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주변의 보다 안정적인 암반과 연결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록볼트는 암반 속에 구멍을 뚫고 긴 강재를 삽입해 균열이 있는 암석을 주변 암반과 묶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여러 개로 갈라진 암석을 긴 볼트로 고정해 하나의 큰 구조처럼 움직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숏크리트와 록볼트를 함께 사용하면 터널 주변의 암반 자체가 구조적으로 힘을 나누어 부담하도록 할 수 있습니다.
강지보재는 언제 사용할까?
모든 터널 구간에서 암반 상태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암석이 심하게 파쇄되어 있거나 풍화가 많이 진행된 구간에서는 숏크리트와 록볼트만으로 충분한 지지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강재로 만든 지보재를 추가로 설치할 수 있습니다.
터널 단면을 따라 아치 모양의 강재를 세우고 숏크리트와 함께 사용하면 굴착 직후 지반을 안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지반 상태가 매우 좋지 않은 경우에는 굴착하기 전에 터널 진행 방향 앞쪽의 지반을 미리 보강하기도 합니다.
즉 터널 지보 방식은 모든 구간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암반 상태에 맞춰 조정됩니다.
NATM은 주변 암반을 이용하는 터널 공법이다
도로터널에서 자주 언급되는 공법이 NATM입니다.
NATM의 중요한 개념 가운데 하나는 터널 주변의 암반 자체가 가지고 있는 지지능력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입니다.
터널을 굴착하면 주변 지반의 응력 상태가 변합니다.
적절한 범위의 변형을 허용하면서 숏크리트와 록볼트 등을 이용해 주변 암반이 하나의 지지구조처럼 작동하도록 만듭니다.
따라서 굴착 직후 암반 상태를 관찰하고 터널의 변형을 측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상보다 변형이 크다면 추가적인 보강을 실시할 수 있습니다.
즉 설계도만 보고 끝까지 동일한 방식으로 굴착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굴착 과정에서 나타나는 지반의 반응을 확인하면서 지보방법을 조정한다는 것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터널 모양이 둥근 이유
도로터널의 단면을 보면 천장이 평평하기보다 둥근 아치 형태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형태에도 구조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지하 깊은 곳의 암반에는 여러 방향에서 힘이 작용합니다.
터널에 날카로운 모서리가 많으면 특정 부분에 응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곡선형 단면은 주변 지반에서 전달되는 힘을 비교적 자연스럽게 분산하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아치 형태는 압축력을 이용해 하중을 전달하기 좋은 구조입니다.
따라서 터널의 크기와 도로 폭, 환기시설, 지질조건 등을 고려하면서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단면 형태를 결정합니다.
터널을 파면 산 전체가 무너지지 않는 이유
산 안에 큰 공간을 만들면 위에 있는 산의 모든 무게가 터널 천장으로 직접 내려올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 지반에서는 힘이 그렇게 단순하게 전달되지 않습니다.
터널을 굴착하면 원래 암반 내부에 존재하던 응력이 굴착된 공간 주변으로 재분배됩니다.
상태가 좋은 암반에서는 주변 암반 자체가 아치와 비슷한 형태로 힘을 전달하면서 터널 주변을 지지할 수 있습니다.
터널 공사에서는 이 암반의 지지능력을 활용하면서 숏크리트와 록볼트 등의 지보재를 추가해 안정성을 확보합니다.
따라서 터널은 콘크리트 벽 하나만으로 산 전체의 무게를 받는 구조가 아닙니다.
주변 암반과 지보재, 최종 라이닝이 하나의 시스템으로 작동한다고 이해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하수가 나오면 어떻게 처리할까?
산속에는 생각보다 많은 지하수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터널 굴착 과정에서 암반의 균열을 만나면 물이 터널 내부로 흘러들어올 수 있습니다.
소량의 지하수라면 배수시설을 통해 처리할 수 있지만 많은 물이 갑자기 유입되면 공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굴착 전에 시추조사 등을 통해 지하수 상태를 조사합니다.
필요한 경우 터널 앞쪽에 미리 구멍을 뚫어 물의 존재를 확인하거나 그라우팅을 실시해 암반 틈을 막기도 합니다.
터널 내부로 들어온 물은 측면과 바닥의 배수시설을 이용해 모은 뒤 외부로 배출합니다.
완공 이후에도 터널 뒤쪽의 지하수를 적절하게 처리해야 라이닝에 과도한 수압이 발생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터널은 양쪽에서 동시에 굴착할 수 있을까?
긴 터널에서는 공사기간을 줄이기 위해 양쪽 입구에서 동시에 굴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쪽에서만 산속으로 들어가는 것보다 양쪽에서 굴착해 가운데에서 만나면 전체 공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양쪽에서 굴착한 터널이 정확히 만나려면 매우 정밀한 측량이 필요합니다.
터널이 산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반대편 굴착면을 눈으로 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지상에서 설정한 기준점을 이용해 터널의 방향과 높이를 지속적으로 측정해야 합니다.
현대에는 위성측량과 정밀측량장비 등을 이용해 터널의 위치를 관리합니다.
수 킬로미터 길이의 터널도 양쪽에서 굴착한 구간이 매우 작은 오차로 연결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TBM은 발파 없이 터널을 만들 수 있을까?
모든 터널을 발파로 굴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긴 원형 터널이나 일정한 지질조건에서는 TBM이라는 대형 터널 굴착기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TBM의 앞부분에는 거대한 원형 커터헤드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커터헤드가 회전하면서 암반이나 지반을 잘게 부수고 장비가 앞으로 이동합니다.
굴착된 토사는 장비 내부의 컨베이어 등을 통해 뒤쪽으로 운반할 수 있습니다.
TBM은 굴착과 지보 설치를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어 조건이 맞는 긴 터널에서 높은 시공효율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비 자체가 매우 크고 초기 비용이 높으며 지질조건 변화에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산악터널에서 유리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터널 길이와 단면, 암반 상태, 공사기간 등을 검토해 굴착방법을 결정합니다.
굴착이 끝나면 콘크리트 라이닝을 만드는 이유
숏크리트와 록볼트를 설치해 터널 굴착이 완료되더라도 공사가 끝난 것은 아닙니다.
도로터널 내부에서 우리가 보는 매끄러운 콘크리트 벽과 천장은 대부분 최종 라이닝입니다.
굴착된 암반과 초기 지보 안쪽에 방수와 배수시설을 설치하고 거푸집 등을 이용해 콘크리트 라이닝을 시공합니다.
라이닝은 터널 내부를 안정적으로 마감하고 장기적인 내구성과 사용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합니다.
터널 내부의 물이 적절하게 배수되도록 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방수층과 배수재를 이용해 지하수를 터널 바닥의 배수관으로 유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완성된 터널 벽은 단순한 콘크리트 한 층이 아니라 암반, 숏크리트와 록볼트 같은 지보재, 방수 및 배수구조, 콘크리트 라이닝이 여러 겹으로 구성된 구조라고 볼 수 있습니다.
터널 바닥에는 도로가 어떻게 만들어질까?
터널 구조가 완성된 뒤에는 자동차가 달릴 수 있는 도로를 만들어야 합니다.
터널 바닥을 정리한 후 배수시설과 필요한 지하설비를 설치하고 그 위에 도로 포장을 시공합니다.
터널 내부에서도 빗물이나 차량에서 떨어지는 물, 세척수 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배수시설이 필요합니다.
도로 포장이 완료되면 조명과 환기설비, 소화설비, 비상전화, CCTV, 유도등 등 다양한 안전시설을 설치합니다.
긴 도로터널에서는 화재와 사고에 대비한 피난통로와 연결통로가 추가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터널은 굴착공사가 완료됐다고 바로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많은 설비공사가 필요합니다.
터널 굴착에서 계측이 중요한 이유
터널을 굴착하면서 암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터널 주변 지반과 지보재가 실제로 얼마나 움직이고 있는지도 측정해야 합니다.
터널의 폭이 줄어드는지, 천장이 내려오는지, 지표면에 침하가 발생하는지 등을 계측장비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계측값이 예상 범위 안에 있다면 현재의 지보방식이 적절하게 작동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변형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한다면 추가 록볼트나 강지보재 설치, 굴착거리 조절 등의 대책을 검토해야 합니다.
터널 공사가 단순히 설계도에 따라 땅을 파는 과정이 아니라 지반의 실제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관찰하면서 진행되는 이유입니다.
터널을 만드는 핵심은 굴착보다 지반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산을 뚫어 터널을 만드는 과정을 보면 가장 눈에 띄는 작업은 암석을 깨고 제거하는 굴착입니다.
하지만 터널 공사의 핵심은 단순히 얼마나 빨리 암석을 제거하느냐가 아닙니다.
굴착으로 인해 바뀐 지반의 힘을 어떻게 안정적으로 다시 분산시키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터널 공사는 먼저 지질조사를 통해 산 내부의 암반과 지하수 상태를 파악하고 터널 입구를 안정시킨 뒤 시작합니다.
단단한 암반에서는 천공과 발파를 이용해 일정한 길이씩 굴착하고 깨진 암석을 외부로 반출합니다.
굴착 직후에는 숏크리트와 록볼트, 필요하면 강지보재 등을 설치해 노출된 암반을 빠르게 보강합니다.
이후 다시 굴착과 보강을 반복하면서 터널을 조금씩 연장합니다.
굴착이 완료되면 방수와 배수시설을 설치하고 콘크리트 라이닝을 만들어 장기적인 내구성을 확보합니다.
마지막으로 도로 포장과 조명, 환기, 방재시설 등을 설치하면 우리가 자동차로 이용하는 도로터널이 완성됩니다.
우리가 몇 분 만에 지나가는 산속 터널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암석을 단순히 뚫는 기술뿐만 아니라 지질조사, 발파, 암반역학, 구조공학, 배수와 방수, 정밀측량 등 다양한 토목기술이 함께 사용됩니다.
결국 터널 굴착의 가장 중요한 원리는 산의 힘을 억지로 모두 콘크리트가 견디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주변 암반이 가진 힘을 활용하면서 필요한 부분을 단계적으로 보강해 안정적인 지하공간을 만드는 것입니다.
kimhyungi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