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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속 터널은 어떻게 만들까? 해저터널의 구조와 건설 원리

kimhyungil 읽는 시간 약 15분

바다를 사이에 둔 두 지역을 연결하는 방법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다리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하지만 바다가 깊거나 선박의 통행이 많고, 강한 바람이나 해상 환경 때문에 교량 건설이 어려운 곳에서는 해저터널이 중요한 대안이 됩니다.

해저터널이라고 하면 잠수부가 바닷속에서 터널을 뚫는 모습을 상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 해저터널은 대부분 바닷물 속을 직접 뚫는 것이 아니라 바다 밑의 암반이나 지반 내부를 굴착하거나, 미리 제작한 터널 구조물을 해저에 가라앉혀 연결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렇다면 수많은 차량과 열차가 지나다니는 해저터널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엄청난 바닷물의 압력과 누수를 어떻게 견디는 것일까요?

이번 글에서는 해저터널의 구조와 건설 원리, 굴착식 터널과 침매터널의 차이, 방수와 환기 시스템까지 쉽게 알아보겠습니다.

해저터널이란 무엇일까?

해저터널은 바다나 강, 해협 등의 아래를 통과하도록 건설한 터널입니다.

도로용 해저터널도 있고 철도가 지나가는 해저터널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해저터널이 반드시 바닷물과 직접 맞닿아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굴착식 해저터널의 경우 일반적인 산악터널과 비슷하게 바다 밑의 암반이나 토사를 굴착하여 터널을 만듭니다. 터널 위에는 암반과 지반이 있고 그 위에 바닷물이 존재합니다.

따라서 일반적인 구조를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바닷물 → 해저면 → 토사 및 암반 → 터널 구조물

반면 침매터널은 미리 제작한 터널 구조물을 해저에 만든 도랑에 가라앉혀 연결하기 때문에 구조와 시공방법이 다릅니다.

해저터널을 만드는 대표적인 방법

해저터널 건설방법은 지형과 지질, 바다의 깊이, 터널 길이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대표적으로 굴착식 터널과 침매터널이 있습니다.

굴착식 터널은 바다 밑 지반 내부를 직접 굴착하면서 터널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암반이 좋은 곳에서는 발파나 기계 굴착 방식이 사용될 수 있으며 연약한 지반에서는 TBM(Tunnel Boring Machine)과 같은 대형 터널 굴착장비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반면 침매터널은 육상이나 별도의 제작장에서 터널 구조물을 미리 만든 다음 바다로 운반하여 해저에 가라앉히고 서로 연결하는 방식입니다.

두 방식 모두 해저터널을 만들 수 있지만 시공 원리는 상당히 다릅니다.

굴착식 해저터널은 어떻게 만들까?

굴착식 해저터널은 바닷속이 아니라 바다 아래의 지반을 뚫고 지나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먼저 해저의 지질을 조사합니다.

해저 아래에 어떤 암석이 있는지, 단층이나 파쇄대가 있는지, 지하수가 얼마나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후 터널의 깊이와 노선을 결정합니다.

터널은 해저면 바로 아래에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일정한 두께의 지반을 터널 위에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굴착이 시작되면 암반 상태에 따라 발파, 기계굴착 또는 TBM 등이 사용됩니다.

굴착한 뒤에는 숏크리트, 록볼트, 강지보재 등을 이용해 주변 지반을 안정시키고 필요한 경우 콘크리트 라이닝을 설치합니다.

TBM은 어떻게 바다 밑을 뚫을까?

긴 해저터널에서는 TBM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TBM은 거대한 원통형 터널 굴착장비입니다. 장비 앞부분에 설치된 커터헤드가 회전하면서 암반이나 토사를 굴착합니다.

굴착된 토사는 컨베이어나 운반장비 등을 통해 뒤쪽으로 이동합니다.

특히 실드 TBM을 사용하는 경우 굴착과 동시에 뒤쪽에서 세그먼트라고 하는 콘크리트 구조물을 조립하여 터널 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여러 개의 세그먼트를 원형으로 조립하면 하나의 링이 만들어지고 이러한 링이 계속 연결되면서 긴 터널 구조가 형성됩니다.

즉 TBM은 단순히 구멍만 뚫는 장비가 아니라 지반 조건과 공법에 따라 굴착과 터널 구조물 설치를 연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해저터널은 왜 원형 구조가 많을까?

TBM으로 시공하는 터널의 단면을 보면 원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원형 구조는 외부에서 작용하는 압력을 비교적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데 유리합니다.

해저터널에는 주변 지반의 압력과 지하수압 등이 작용합니다.

터널 단면에 모서리가 많으면 특정 부분에 응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반면 원형 구조는 힘을 터널 둘레로 전달하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TBM 자체가 원형 커터헤드를 회전시켜 굴착하기 때문에 시공 방식과도 잘 맞습니다.

다만 모든 해저터널이 원형인 것은 아닙니다. 굴착방법과 터널 용도에 따라 말발굽형이나 직사각형 등 다양한 단면이 사용될 수 있습니다.

침매터널은 어떻게 만들까?

침매터널은 굴착식 터널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먼저 해저에 터널이 설치될 공간을 굴착하여 도랑을 만듭니다.

육상에서는 철근콘크리트 등으로 거대한 터널 구조물을 여러 개 제작합니다. 이러한 구조물을 침매함 또는 터널 엘리먼트라고 합니다.

완성된 구조물은 내부의 부력을 이용해 물에 띄운 상태로 설치 장소까지 이동합니다.

이후 내부 탱크 등에 물을 채워 무게를 증가시키면서 구조물을 천천히 해저로 가라앉힙니다.

해저에 내려간 터널 구조물을 기존 구조물과 정확하게 맞춘 뒤 접합하고 방수처리를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서 해저 아래에 하나의 긴 터널이 만들어집니다.

마지막에는 터널 위를 되메우고 보호층을 설치하여 선박의 닻이나 외부 충격 등으로부터 구조물을 보호합니다.

침매터널 내부에 물이 들어오지 않는 이유

침매터널에서 가장 중요한 기술 가운데 하나가 접합부 방수입니다.

터널 구조물 하나의 길이가 수십 또는 수백 미터에 이를 수 있기 때문에 전체 터널은 여러 개의 구조물을 연결해서 만들어야 합니다.

문제는 연결부입니다.

콘크리트 구조물 자체가 튼튼하더라도 연결부에 틈이 있다면 바닷물이 들어올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터널 엘리먼트를 연결할 때 특수한 고무 개스킷과 방수구조를 사용합니다.

터널 구조물이 서로 밀착되면서 개스킷이 압축되고 연결부의 수밀성을 확보하게 됩니다.

추가적인 방수 및 접합 구조를 설치하여 장기간 바닷물과 지하수의 침투를 방지합니다.

바닷물의 압력은 어떻게 견딜까?

해저터널에는 물에 의한 압력이 작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물은 깊어질수록 압력이 증가합니다.

그러나 굴착식 해저터널에서는 바닷물의 압력이 그대로 터널 벽에 직접 전달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터널 위에는 토사와 암반이 존재하고 주변 지반과 지하수 조건에 따라 터널에 작용하는 하중과 수압이 결정됩니다.

설계자는 해저 수심, 지질조건, 지하수압, 암반 상태 등을 조사하여 터널 구조물이 견뎌야 할 하중을 계산합니다.

그리고 콘크리트 라이닝이나 세그먼트의 두께와 철근량 등을 결정합니다.

즉 해저터널의 안전성은 단순히 콘크리트를 두껍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반과 구조물이 함께 힘을 견디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해저터널에서 누수가 특히 위험한 이유

일반 터널에서도 지하수는 중요한 문제지만 해저터널에서는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터널 위에 바다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인 물 공급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단층이나 파쇄대처럼 암반에 균열이 많은 구간에서는 물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러한 구간을 굴착하기 전에 탐사공을 뚫어 지반 상태와 물의 유입 여부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필요한 경우 그라우팅을 실시합니다.

그라우팅은 암반의 균열이나 빈 공간에 시멘트계 재료 등을 주입하여 물이 이동하는 통로를 줄이고 지반을 보강하는 방법입니다.

굴착 후에는 방수층과 콘크리트 라이닝 등을 설치하여 추가적으로 누수를 관리합니다.

해저터널은 왜 깊게 만들까?

터널을 해저면 바로 아래에 만들면 공사거리를 줄일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너무 얕게 만들면 안전성 확보가 어려울 수 있습니다.

터널 위에 충분한 지반이 없다면 굴착 과정에서 지반이 불안정해질 가능성이 커지고 해수가 유입될 위험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굴착식 해저터널에서는 터널 위에 적절한 두께의 암반이나 토사가 남도록 노선을 계획합니다.

이를 흔히 토피라고 합니다.

적절한 토피를 확보하면 주변 지반이 터널을 안정적으로 감싸면서 하중을 분산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깊게 만들면 진입도로가 길어지고 공사량과 비용이 증가합니다.

따라서 지질조건과 수심, 터널 경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적절한 깊이를 결정합니다.

터널 안의 공기는 어떻게 관리할까?

도로용 해저터널에서는 구조적인 안전성만큼 중요한 것이 환기입니다.

자동차가 통행하면 배기가스와 미세먼지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화재가 발생하면 연기가 빠르게 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긴 해저 도로터널에는 대형 환기설비가 설치됩니다.

터널 천장이나 측면에 제트팬을 설치하거나 별도의 환기구와 환기덕트를 구성하여 내부 공기를 관리합니다.

평상시에는 차량 통행량과 공기질에 따라 환기량을 조절합니다.

화재가 발생하면 환기 시스템은 연기의 이동방향을 제어하여 사람들이 안전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도 합니다.

해저터널에는 비상통로가 왜 필요할까?

긴 해저터널에서는 사고나 화재가 발생했을 때 바로 지상으로 빠져나가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일정한 간격으로 피난연결통로나 비상통로를 설치합니다.

터널을 두 개의 관으로 건설한 경우 두 터널 사이에 연결통로를 만들어 한쪽 터널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다른 쪽 안전한 터널로 대피할 수 있도록 설계하기도 합니다.

또한 비상전화, 소화설비, 화재감지기, CCTV, 비상조명 등의 안전시설도 설치됩니다.

현대의 해저터널은 단순히 자동차나 열차가 지나가는 통로가 아니라 환기·배수·방재·피난 시스템이 결합된 복합 구조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터널 안으로 들어온 물은 어떻게 처리할까?

아무리 방수를 철저하게 하더라도 터널 내부에는 소량의 지하수나 세척수 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도로에서 발생한 물도 배수해야 합니다.

일반 도로에서는 물이 자연스럽게 낮은 곳으로 흘러가지만 해저터널은 터널 중앙부가 해수면보다 낮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연배수만으로 외부까지 물을 보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따라서 터널 내부의 물을 배수로를 통해 낮은 곳으로 모은 다음 집수정과 배수펌프를 이용해 외부로 배출합니다.

배수 시스템은 해저터널의 안전한 운영을 위해 매우 중요한 시설입니다.

해저터널은 지진에도 견딜 수 있을까?

해저터널 역시 지진을 고려하여 설계합니다.

다만 지진이 발생했을 때 터널의 거동은 지상의 건물과 다릅니다.

터널은 주변 지반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지반과 함께 변형되는 특성을 보입니다.

설계에서는 지반의 종류, 단층의 위치, 지진 규모, 터널 구조 등을 고려하여 지진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변형과 응력을 검토합니다.

특히 침매터널은 여러 개의 구조물을 연결하기 때문에 접합부의 변형과 수밀성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굴착식 해저터널과 침매터널의 차이

두 공법의 가장 큰 차이는 터널을 어디에서 만드는가에 있습니다.

굴착식 해저터널은 해저 아래 지반 내부를 뚫어서 만듭니다.

반면 침매터널은 터널 구조물을 미리 제작한 뒤 해저에 가라앉혀 연결합니다.

굴착식 터널은 해저면을 크게 파헤치지 않고 깊은 곳을 통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면 지질조건이 매우 중요하며 긴 터널에서는 굴착과 환기, 안전관리 등이 복잡해집니다.

침매터널은 비교적 얕은 해저를 연결할 때 활용할 수 있으며 터널 단면을 넓게 구성하기에도 유리합니다.

하지만 해저 굴착과 준설이 필요하고 선박 운항 및 해양환경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따라서 어떤 방식이 항상 더 좋은 것이 아니라 수심, 지질, 터널 길이, 항로, 환경조건과 경제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공법을 결정합니다.

세계의 대표적인 해저터널

해저터널 기술은 세계 여러 나라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를 연결하는 채널터널(Channel Tunnel)은 영불해협 아래의 지층을 굴착하여 건설한 대표적인 철도 해저터널입니다.

일본의 세이칸 터널 역시 해저 아래 암반을 통과하는 장대 철도터널로 유명합니다.

우리나라에도 해저터널이 있습니다. 부산과 거제를 연결하는 거가대로 구간의 가덕해저터널은 침매공법을 이용한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처럼 해저터널은 지역의 지형과 지질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건설방법이 적용됩니다.

해저터널의 핵심은 물을 막는 것만이 아니다

해저터널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방수입니다.

물론 누수를 막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해저터널의 안전성을 결정하는 것은 방수 하나만이 아닙니다.

터널 주변의 지반이 안정적으로 하중을 견뎌야 하고 터널 구조물도 외부 압력과 변형을 견딜 수 있어야 합니다. 여기에 환기, 배수, 화재 대응, 피난시설까지 정상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따라서 해저터널은 토목공학뿐만 아니라 기계·전기·소방·방재 기술이 함께 적용되는 구조물입니다.

해저터널의 건설 원리 정리

바닷속 터널은 바닷물을 걷어내고 그 안에서 터널을 만드는 구조가 아닙니다.

굴착식 해저터널은 바다 밑의 암반이나 지반을 굴착하여 터널을 만들고, 침매터널은 육상에서 제작한 터널 구조물을 해저에 가라앉혀 연결하는 방식으로 건설합니다.

굴착식 터널에서는 지반의 안정성과 지하수 유입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며 TBM, 그라우팅, 세그먼트, 콘크리트 라이닝 등의 기술이 사용됩니다.

침매터널에서는 거대한 터널 엘리먼트를 정확한 위치에 가라앉히고 연결부의 수밀성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완성된 해저터널에는 방수시설뿐만 아니라 배수펌프, 환기설비, 화재감지설비, 피난통로와 같은 다양한 안전시설이 설치됩니다.

결국 해저터널의 핵심 원리는 바닷물과 싸우면서 단순히 튼튼한 벽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지반과 구조물의 힘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물의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자동차나 열차를 타고 몇 분 만에 통과하는 해저터널에는 지질조사부터 굴착, 구조설계, 방수, 배수, 환기와 방재까지 수많은 토목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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